2014년 8월 25일 월요일

북포맥결심전(北浦脈訣心傳)

북포맥결심전(北浦脈訣心傳)  


다음은 황대석 할아버지가 맥진법을 요약하여 필자에게 물려준 <북포맥결심전(北浦脈訣心傳)>의 내용을 오늘날의 병증에 맞게 해석하여 정리한 것이다.
<모름지기 한의(韓醫)는 환자의 맥을 잘 살펴서 오장육부의 음양(陰陽) 허실 상태를 관찰하고, 병의 경중(輕重)을 살펴야 한다. 그런데 요즘 한의들은 병명에만 치중하고, 맥진법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일은 한방 본래의 철학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원래 한방은 병명보다는 증세를 살펴 치료하는 걸 근본 원리로 삼고 있다. 설령 병명은 확실히 몰라도 증세를 확실히 진단만 한다면 치료는 쉬워진다.
맥진법은 촌(寸)·관(關)·척(尺) 세 부위를 짚어 맥의 부(浮)·중(中)·침(沈)을 살피는 것이다. 맥은 너무 과해도 병이요, 부족해도 병이다. 영(營)은 혈(血)이고, 위(衛)는 기(氣)이다. 영과 기가 고르게 흐르면 맥이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평맥(平脈)이 된다. 맥진법을 다 표현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고 오랜 경험을 통하여 스스로 깨우침을 얻어야 한다.
맥진법을 간략히 설명하면 부맥(浮脈)은 손가락 끝을 피부에 살짝 대어 유력(有力)하게 감지되는 경우이다. 반면 약간만 눌러도 숨게 된다. 침맥(沈脈)은 꾹 눌러도 약하게나마 감지되는 경우이다. 지맥(遲脈)은 맥이 느리게 뛰는 경우이고, 삭맥(數脈)은 맥이 빠르게 뛰는 경우이다. 활맥(滑脈)은 맥이 미끄러지듯이 뛰는 경우이고, 색맥(嗇脈)은 맥이 깔깔하게 뛰는 경우이다. 또 허(虛)는 무력(無力)하고, 실(實)은 유력(有力)하며, 홍(洪)은 광대(廣大)하고, 미(微)는 있는 듯 없는 듯한 경우이다. 또한 현(弦)은 거문고 줄처럼 팽팽한 경우이고, 긴(緊)은 팽팽하면서 말을 잘 안 듣는 경우이고, 공(孔)은 대파 잎 누르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이 모든 건 평맥(平脈)이 아닌 경우로 병증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① 맥진 부위 고골(高骨=요골경상돌기)에서부터 위쪽으로 검지·중지·약지를 차례로 가지런히 살짝 댄다. 검지를 댄 곳을 촌(寸)이라 하고, 중지를 댄 곳을 관(關)이라 하며, 약지를 댄 곳을 척(尺)이라 한다.
왼쪽 손목의 촌(寸): 살짝 댄 검지에서 느껴지는 맥박이 심장맥이고, 꾹 눌렀을 때 느껴지는 맥박이 소장맥이다.
왼쪽 손목의 관(關): 살짝 댄 중지에서 느껴지는 맥박이 간장맥이고, 꾹 눌렀을 때 느껴지는 맥이 쓸개맥이다.
왼쪽 손목의 척(尺): 살짝 댄 약지에서 느껴지는 맥이 남자의 경우는 신장, 여자의 경우는 자궁이고, 꾹 눌렀을 때 느껴지는 맥이 방광맥이다.
오른쪽 손목의 촌(寸): 살짝 댄 검지에서 느껴지는 맥이 폐맥이고, 꾹 눌러 느껴지는 맥이 대장맥이다.
오른쪽 손목의 관(關): 살짝 댄 중지에서 느껴지는 맥이 비장맥, 꾹 눌러 느껴지는 맥이 위장맥이다.
오른쪽 손목의 척(尺): 살짝 댄 중지에서 느껴지는 맥이 명문맥, 꾹 눌러 느껴지는 맥이 삼초맥이다.

② 맥진에 따른 질병 진단 심장맥: 맥이 삭대(數大)하면 혈압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고, 미약하면 저혈압으로 판단할 수 있다. 뛰다 안 뛰다 하면 부정맥(不整脈)과 심장병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소장맥: 소장맥은 안 뛰어야 한다. 반면 맥이 뛰는 게 감지되면 장염으로 판단할 수 있다.
간장맥: 맥이 삭대(數大)하면 간염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게 오래되면 간경화와 간암으로 발전한다. 반면 미약하면 간장의 조혈기능이 약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면 빈혈이 생겨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두근하게 된다. 또 간장맥이 미약하면 신장맥도 미약하게 된다. 그러면 가슴이 답답하고 울렁울렁하는 증상과, 팔다리가 저리거나 쥐가 나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머리도 가끔 아프고, 눈도 피로하고, 허리도 아플 수 있다.
쓸개맥: 쓸개맥은 안 뛰어야 한다. 반면 맥이 뛰는 게 감지되면 담석증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게 심해지면 황달이 따른다.
신장맥: 맥이 삭대(數大)하면 신장염으로 피로도 오고, 부종도 따른다. 여자는 자궁염증이 심해 냉과 부종이 따른다. 또한 생리불순과 불임이 따른다. 반면 맥이 미약하게 뛰면 정력 부족으로 피로와 무기력증이 따른다. 사람이 죽을 때는 신장맥이 먼저 멈춘다.
방광맥: 방광맥은 안 뛰어야 한다. 반면 맥이 뛰는 게 감지되면 방광에 열이 찬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방광에 열이 차면 대개 소변이 노랗게 나오는데, 이 경우 당뇨병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이런 증세가 지속되면 방광염증이 생겨 소변이 붉게 된다.
폐맥: 맥이 삭대(數大)하거나 미약하면 폐병으로 판단할 수 있다. 맥이 약하게 뛰는 폐병이 더 위중한데, 이 경우는 폐에 핏기가 없이 말라붙은 것이다. 맥이 부대(浮大)하게 감지되면 기관지가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대장맥: 원래 안 뛰어야 한다. 맥이 뛰는 게 감지되면 대장염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게 오래 되면 혈변이 생기고 암이 될 수 있다.
비장맥: 맥이 삭대(數大)하거나 미약하면 비위가 상하여 음식 맛을 모르고, 식욕 상실이 따른다. 임산부들은 입덧이 심하다.
위장맥: 위장맥은 안 뛰어야 한다. 맥이 뛰는 게 감지되면 위염과 십이지장궤양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또 약간 끊어졌다가 뛰다가 하면 위장이 냉하거나 위장에 습기가 차 있기 때문이다.
명문맥: 원래 세게 뛰지 않는다. 그러나 뛰지 않으면 명(命)이 다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삼초맥: 맥이 삭(數)하면 위에 가스가 차고 열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맥이 침(沈)하면 체기가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젖 먹을 때 체해 있는 것도 삼초맥을 보면 판단할 수 있다.
임신맥: 자궁이 차갑거나 덥거나, 자궁에 가스가 차 있거나 염증이 있으면 불임이 된다. 자궁과 간과 심장과 비장의 맥이 세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으면 임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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