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2년 10월 4일이 저물고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그런데 달력이 이상했다. 하룻밤새 10월 15일이 된 것이다. 10월 5일부터 14일까지의 열흘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비밀은 그레고리력(曆)에 있다. 시저가 만들어 1천700년 간 사용된 율리우스력이 이 날부로 그레고리력으로 바뀌면서 첫날이 10월 15일로 정해진 것이다.
그레고리력의 발효는 당시 교황 그레고리13세(1502~1585)의 칙령에 의한 것이었다. 그레고리력이 첫날이 10월 15일이 된 이유는 율리우스력의 누적된 날짜 오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1년이 365.25일인 율리우스력은 천문상의 1년(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시간)보다 11분14초 짧았다. 이로 인해 율리우스력에서는 부활절의 기준이 되는 춘분이 매년 빨라졌던 것이다. 1년이 365.2425일인 그레고리력은 오차가 3천300년당 1일로서 율리우스력에 비해 훨씬 정확하다. 그레고리력으로 인해 춘분은 매년 3월 21일로 고정될 수 있었다.
1582년 오늘은 그레고리13세가 새로운 역법을 도입하라는 칙령을 내린 날이다. 그레고리력 도입을 반대하는 폭동까지 일어났지만 그레고리13세는 강력히 밀고나갔다. 결국 그레고리력은 오늘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역법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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